우리들 이야기

쉽지 않은 길, 더불어 산다는 것을 다시 배운 여행 - 네팔 트레킹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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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11-05 11:44 조회1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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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초순, 올마이키즈 후원회원들이 김영욱 이사장의 안내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다녀왔습니다.

참가자 중의 한 분인 김현순 님의 참가기를 올립니다.

더 많은 소식을 올마이키즈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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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길,
더불어 산다는 것을 다시 배운 여행...

김현순

 

꿈에 그리던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10월 1일부터 12박 14일간 다녀왔다. 이 여행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착한 걸음’이라는 주제로, 전 세계 가난한 어린이들이 교육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후원하는 단체인 올마이키즈(All My Kids) 회원행사로 진행되었다.

 

지금 순간에도 내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다녀왔다는 게 꿈만 같다. 우리는 카트만두와 포카라 시내에서 머문 기간을 빼고 꼬박 8일을 산 속에서 지냈다. 포카라 나야폴에서부터 힐레, 올레리, 낭케탄티, 고라파니, 푼힐, 반탄티, 타다파니, 츄일레, 촘롱, 시누와 밤부, 도반, 데우랄리, 마차푸차레베이스캠프,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 그리고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에서 데우랄리, 도반, 시누와 촘롱, 지누, 김체까지 8일간 90여 킬로미터를 걷고 또 걸었다. 게다가 마지막 날은 이틀 코스를 하루 만에 걸어 내려와야 했다. 가이드와 셀파, 포터 등 현지인 15명에 우리 일행까지 25명의 숙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제안 받고, 아! 드디어 기회가 오는구나 생각했다. 정해진 일정의 트레킹이라 걱정도 되었지만 이번이 아니면 영영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가슴이 벅찼다. 10여 년 전 카트만두에 살고 있던 후배가 그렇게 오라고 했었는데, 그때는 여유가 없어서 가질 못했다. 그 후 나는 히말라야를 내 눈으로 직접 보는 게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선뜩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내 체력으로 가능할까, 민폐는 아닐까, 오도 가도 못하면 어쩌지, 주변사람들의 걱정도 많았다. 한편으론 산전수전 다 겪었는데, 한겨울에 4대강을 카메라 들고서도 백일 동안 걸었는데, 에이 설마 못가면 밑에서 놀지 뭐 그렇게 생각했다.

 

자만과 게으름으로 준비도 임박해서 했고, 당연히 몸 관리도 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뻔했다. 트레킹 첫 날부터 힘들었다. 힘들 때마다 드는 생각은 ‘자연의 나라 네팔에 와서 그 좋은 경치를 맘껏 보지도 못하고 왜 코 박고 걷기만 해야 하는 거야!’, ‘왜 꼭 정상을 올라가야 하는 거야!’, ‘그래, 산행은 나하고 안 맞아. 그저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그런 여행이 맞아.’ 끊임없이 중얼댔고,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내 스스로 화가 났고, 끊임없이 마주하는 돌계단을 오르내리며 죽을 것만 같았다. 주저앉고 싶었다. ‘그래,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많이 보고, 느끼고 와야지.’ 싶었던 애초 욕심은 오간데 없고 내가 죽겠다 싶었다.

 

주변사람들이 여행 어땠냐고 물을 때마다, 내 대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 직접 가서 보지 않고서는 그 어떤 설명으로도 알 수 없어.’였다. 진짜 그랬다. 자연의 웅장함과 신비로움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잠시 쉴 때마다, 고개를 살짝만 돌려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장관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오고가는 여행객들은 물론이고 가끔 만나는 마을사람들의 밝은 표정과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의 눈망울, 네팔 특유의 알록달록한 집들, 멀리 설산을 배경으로 가슴 두근거리게 펄럭이는 파르초, 포터들의 행렬, 짐을 가득 실어 나르는 조랑말들과 현지인들의 모습들, 깎아 내리는 듯한 절벽 위의 구릉지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마을 모습이 주변 풍광과 더불어 따뜻한 봄날의 아련한 꿈처럼 다가왔다. 여정을 걷게 하는 힘이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에게 떠나라 말하고 싶다. 꼭 경험해보라고.

 

이번 여행을 떠올려보니 많은 일들이 생각난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도착해서 국내외 전문산악인의 묘비를 보며 산다는 게 뭔지 싶은 생각도 했고, 그러면서 함께 활동하다 먼저 간 친구들을 생각했고, 또 나는 어떻게 살아야 되나 생각도 많았다. 조성만 열사를 위한 나만의 이별의식을 하고 싶어 꽁꽁 언 손으로 라이터를 켰지만 고도가 높아 담배 한 대 못 올렸지만 대신 마음속으로 수없이 되뇌였던 생각들…….

 

보다나트 티베트사원에서의 수많은 순례자들의 모습들도 잊을 수 없고, 포카라 티베트 난민촌과 사원에서 만났던 분들도 잊을 수가 없다. 쉬는 시간 좁은 마당에서 무리를 지어 축구를 하는 동자승들의 웃음소리도 잊을 수 없고, 구경꾼인 나에게 과일 하나를 건네주던 할머니도 잊을 수가 없다. 트레킹 첫 날 녹초가 되어 초저녁부터 누워 있다가 네팔 노래와 연주소리에 뛰쳐나가 주민들과 뒤섞여 춤추고 놀았던 기억도 새롭다.

 

카트만두 시내 거리도 잊을 수 없다. 좁은 길에 수많은 차와 자전거와 사람들이 뒤엉켜 소통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먼지와 위험해 보이는 전선들이 어지럽게 그대로 들어나 있는데다 빽빽이 모여 있는 상점들과 노점상들, 곳곳에서 종교의식을 행하는 주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곳이 수도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헌데 나는 그 거리가 너무 좋았다. 내가 살아 있는 것 같았다. 모두가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이 궁금했다. 어떻게 사는지 더 들여다보고 싶었고 같이 얘기해보고 싶었다.

옛날 우리 모습과 너무나도 닮은 포카라 시내에 있는 빈민지역 학교방문도 잊을 수 없다. 백여 명의 아이들의 눈망울도 잊을 수 없고, 그곳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분들도 잊을 수 없다. 그렇게 살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싶었다. 우리들에게 다가와 먼저 말을 거는 어린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생각나고, 배운 춤과 노래를 뽐내는 아이들의 모습도 생생하다.

 

나눔을 실천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일행들도 나에겐 인상 깊게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트레킹 내내 서로 환하게 웃어주며 격려해주고 온 마음으로 챙겨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내가 트레킹을 무사히 마칠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였다.

 

그렇게 모든 것이 나로 하여금 어떻게 살 것인가 끊임없이 질문을 하게 했던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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