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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현지 주민과 함께 살아가라는 부르심
작성일 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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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바탕방 지역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성가소비녀회 소속 이그레이스 수녀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캄보디아에 발을 디딘지 6년이 되었습니다.

그림 같은 글씨를 익히고 색다른 언어와 문화를 접하면서 제가 있어야 할 이유를 찾은 것은 6년 전에 언어공부를 하기 위해 프놈펜에 있을 때였습니다. 청학이라는 킬링필드를 방문하고 문을 나오면서 마주치게 되는 크메어인 한분 한분을 ​만나면서 저의 첫 마디는 '살아있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말이었고,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그저 모두와 포옹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제 마음 깊숙히 그런 감정을 새겨주신 주님께 감사드렸고, 그 마음으로 저를 이곳에서 이들과 함께 살아가라고 부르셨구나를 느끼며 이곳에서 살아가야 할 이유를 일찌감치 찾게 되었습니다. 가끔 문화적인 충격과 작고 큰 어려움이 있을 때는 마치 첫사랑 같은 이 초심의 마음을 꺼내보면서 다시 마음을 추스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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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에서 실제 죽음을 당한 유골을 모아둔 탑 (1975~19794년 동안 캄보디아 인구 1/4 이상이 살해됨)


올마이키즈와 인연을 맺은 것은 5년 되었습니다. 언어공부를 마치고 바탐방 교구청에 왔을 때 저보다 먼저 이 곳에 와서 활동하고 계시던 마리비안네 수녀님을 통해 올마이키즈라는 기관을 알게 되었고 오늘까지 관계를 맺으며 아주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올마이키즈는 열려있는 마음​으로 원칙에 얽매이지 않고 현지 사정에 맞게 도움을 주도록 배려해주며 언제나 도움을 줄 준비로 한발을 먼저 내 딛고 있는 느낌입니다. 정성을 담아 보내주시는 후원자분들의 사랑을 모아 두었다가 도움을 청하면 어떻게 해서든지 도움을 주시려고 노력하면서 실제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가 있는 이 지역같이 가난한 시골마을에 아이들이 학업뿐 아니라 여러 생활방식에도 실제적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다른 기관에 비해 특화된 기관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도 마침 이 곳에 4월 13일이 쫄츠남(우리나라 새해와 같음)인데 그 때 긴급 식료품 지원을 ​해 줄 수 있어 많은 가정들이 명절에 굶주림에서 벗어나 쌀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때에 맞추어 주님께서 여러 기관과 사람을 통해 도움을 주고 계심을 체험하게 됩니다. 주님의 도구로 쓰여지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쁜 발걸음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악에서도 선을 이끌어내시는 주님이시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기도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곳에 하느님의 축복이 늘 함께 하신다는 믿음으로 오늘도 한걸음 내 딛고 있습니다.

항상 살아계신 하느님은 찬미 받으소서 아멘!​